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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지금 나의 인생의 현 주소지를 묻는다 ‘소공녀’

by find_theway 2022.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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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행중인거야.

 

나는 독립영화를 좋아한다.

물론 대중영화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보긴 하지만, 독립영화만의 그 특유의 스타일과 그리고 영화에서 말하는 메세지가 일반 상업 영화보다는 훨씬 더 잘 와 닿는 것 같다.

독립영화를 보다보면 그 흔한 화려한 음악이나 영상미가 없는데도 러닝타임 내내 빠져드는 영화도 자주 만나곤 한다.

영화계의 숨어 있는 보석들이다.

그렇게 알게된 이 영화, '소공녀'는 독립영화이지만 꽤나 유명했고 각종 시상식에서도 상을 휩쓸며 많이 알려진 영화였다. 100분 정도 되는 이 영화는 이미 주인공들이 잘 알려진 배우들이다. 배우 이솜과 안재홍이 출연한다.

 

영화 소공녀(출처: 구글 이미지)

 

사회가 정해놓은 잣대에서부터 벗어나다. 

 

3년째 가사 도우미로 일하고 있는 미소(배우 이솜)는 하루 한잔의 위스키와 담배 그리고 사랑하는 남자친구만 있다면 그녀의 인생에서 더 바라는게 없다.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 가고있는 그녀에게 문제가 생겼다. 자신의 월급만 빼고 자기가 사랑하는 모든 것들의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살고 있는 집의 월세도 오르고, 너무 사랑하는 위스키와 담배 가격도 상승했다.

돈에 맞춰 집도 구해보기도 하지만 바짝 오른 물가에 갈 수 있는 곳이 없다. 이렇게는 안되겠다고 생각한 미소는 좋아하는 것들을 포기 할 수 없어 집을 포기한다.

집을 포기하고 대학 선후배와 친구들의 집을 전전해가며 신세를 지게된다. 그렇게 이 영화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각 친구들에게 연락을 돌려 하루, 그리고 몇일 그들의 집에서 신세를 지게 되고 항상 지인들의 집을 방문할땐 달걀 한판을 그리고 나올때는 집안 구석구석 깨끗히 청소를 하고 나온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우려와 걱정 그리고 선넘는 조언 속에도 미소는 꿋꿋히 자신이 행복한 삶을 추구하며 삶을 버텨내고 있다.

행복한 삶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너무 감명깊게 본 영화였다. 무엇보다 극 중 미소는 남자친구와 그 흔한 레스토랑에 가서 밥을먹거나 남들 다 하는 평범한 데이트도 하기 어렵지만, 단 한번도 불평을 하거나 기분나빠하지 않는점, 진심으로 내 자신이 챙피했다.

남자친구 이야기는 아니지만, 나도 항상 주어진 현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보단 남들이 가지고 있는데로 입는대로 하는대로 관찰하고 나도 그것이 바로 평범한 것이라고 생각을 자주 했기 때문이다.

남들과 비교하여 나의 행복을 상대적으로 평가하고, 사회가 만들어 놓은 잣대에 나를 비교하며 나의 수준을 체크하며 살아왔다. 그것이 내가 살아온 방식이었던 것 같아 너무 아팠다.

미소가 친구들의 집을 다닐때 가는 곳 마다 집이 없이 떠돌이 생활 하는 미소를 불쌍해 한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미소가 아니라 그 친구들의 삶이 불쌍해 보였다. 오히려 자유롭게 자기가 행복한 것을 즐기고 사랑하는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는 미소가 훨씬 더 행복해보였다.

 

미소가 찾아간 친구들은 어쩌면 우리 사회가 만들어 놓은 틀에 맞춰 살아가는 현대의 우리들이 아닐까? 돈을 더 많이 주고 누가들어도 알만한 대기업으로 이직하기 위해 몸을 망가뜨려 가며 일하는 친구, 결혼은 했지만 심한 시집살이로 시댁에게 온갖 무시를 당해도 버티고 있는 친구, 나이가 들도록 결혼을 못하고 부모와 살고 있는 동아리 선배의 갑작스러운 결혼제안, 그리고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이혼했지만, 사람들에게 숨기고 폐인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 마지막으로 부잣집에 시집가서 모든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던 친구는 자기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그냥 남편에 모든걸 맞춰 살아가고 있다.

 

친구들 모두 자기자신의 행복이 아닌, 그저 남들의 시선을 의식한 삶, 그런 삶을 살고있었다. 집이 없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씩 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를 만나 얼굴을 마주보고 밥을먹고 손을 잡고 이야기를 하는 이 세상 모든 중심이 온전히 자기자신인 미소가 너무 대단했고 부러웠다.

맞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아주 조금만 더 내 자신과의 대화를 하고 내가 행복한 것들을 할 수 있고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정말 꽉 차고 행복한 삶이 아닐까?

어떤 인생을 살아야 바르게 살고 행복한 인생일까? 아니, 그 해답은 과연 정해져 있는것일까?

현실과 타협하여 아둥바둥 세상의 눈에 맞춰 살아가고 있는 친구들. 내가 좋아하는 취향을 꿋꿋이 지키며 자기주도적 삶을 사는 미소.

나는 미소처럼 취향을 가지고 온전히 나를 위해 사는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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